중국 전기차 선두기업 니오(NIO)가 최근 공개한 월드모델 기반 자율주행 시스템 ‘NWM(NIO World Model)’이 베이징 시내 실제 도로에서 실시된 테스트를 통해 주목받고 있다. 이번 실측은 베이징 4환에서 2환까지의 복잡한 도심 구간에서 진행되었으며, 공자묘, 워터큐브, 시즈먼 등 주요 관광지와 로터리, 고가, 인파가 몰리는 지역 등 다양한 주행 환경에서 테스트되었다.

니오 월드모델의 놀라운 성능과 아쉬운 점들
이번 실측에서 니오 NWM 월드모델은 세 가지 측면에서 평가받았다.
첫째는 ‘놀라움’으로, 니오 NWM이 상당히 ‘인간적인’ 운전 스타일을 보여준다는 점이다. 연속 차선 변경이나 노란불 통과 등 일반적으로 권장되지는 않지만 대부분의 운전자들이 실제로 하는 행동들을 자연스럽게 수행했다. 특히 흥미로운 점은 노란불을 통과한 후 시스템이 스스로 이를 인지하고 화면에 표시하는 기능까지 갖추고 있다는 것이다.

둘째는 ‘놀라운 혁신’으로, 니오 NWM이 구현한 ‘주차장에서 주차장까지(車位到車位)’ 기능이다. 지하 4층 주차장에서 출구 게이트까지 스스로 주행하는 이 기능의 독특한 점은 순수한 모델 기반으로 작동한다는 것이다. 기존의 다른 시스템들과 달리, 미리 지도를 스캔하거나 경로를 기억할 필요 없이 니오의 AI 어시스턴트 NOMI에게 “주차장에서 나가줘”라고 말하기만 하면 된다. 시스템은 주차장 내부의 층수 표시, 화살표 방향, 출구 표지판 등을 실시간으로 인식하여 경로를 찾아간다.

셋째는 ‘약간의 아쉬움’으로, 초기 버전의 다소 공격적인 주행 스타일이 지적되었다. 교차로에서의 급출발이나 차선 변경이 상당히 과감하고, 일부 구간에서는 비동력 차량과의 거리가 다소 가까워지는 상황도 발생했다. 실제로 테스트 중 운전자의 심박수가 최대 128까지 올라가는 것이 스마트워치로 측정되기도 했다.

다양한 주행 상황에서의 월드모델 성능 검증
구체적인 주행 상황별로 살펴보면, 니오 NWM 월드모델은 여러 로터리 구간에서 안정적인 성능을 보여주었다. 또한 신호등이 없는 좌회전 상황이나 공사 현장을 만났을 때도 적절히 상황을 파악하고 정상 차로로 합류하는 모습을 보였다. 버스 전용차로 인식 기능도 부분적으로 작동했다.
하지만 아직 개선이 필요한 부분들도 확인되었다. 유턴 시 실선을 침범하는 경우가 간헐적으로 발생했고, 일부 버스 전용차로를 인식하지 못하는 상황도 있었다. 이번 테스트에서는 ‘마음대로 주차’ 기능도 체험해볼 수 있었는데, 화면에서 사각형을 드래그하여 지면에 주차선이 그려져 있지 않아도 원하는 곳에 주차할 수 있는 기능이다.

월드모델 기술의 핵심 원리와 차별점
니오가 월드모델을 선택한 이유는 기존 엔드투엔드 기술의 한계 때문이다. 2024년 자율주행 업계를 휩쓴 엔드투엔드 기술이 공간과 시간에 대한 이해 능력이 부족하고, 기존에 주목받았던 점유 네트워크(Occupancy Network) 역시 공간 이해 능력에 한계가 있으며, 게이트의 차단봉 같은 세밀한 물체 인식 능력이 떨어진다고 니오는 판단했다.
니오 NWM 월드모델은 인간의 뇌처럼 시간적 추론과 공간적 상상 능력을 갖춘 모델 구축을 목표로 한다. 실제 주행 영상을 입력받으면 여러 개의 ‘평행 세계’를 추론해낸다. 모델은 외부 정보를 바탕으로 극히 짧은 시간 내에 여러 개의 주행 궤적을 생성하고, 이를 평가한 후 최적의 경로를 선택한다. 차량이 계속 전진하면서 지속적으로 다수의 궤적을 생성하고 그 중에서 최선의 선택을 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니오는 기존 엔드투엔드 방식과 비교해 NWM 월드모델이 더 뛰어난 공간 이해력을 가지고 있으며, 데이터에 대한 인공 라벨링이 불필요하고, 상상할 수 있는 영상의 시간 순서도 더 길다고 설명한다.
업계 트렌드와 니오의 차별화 전략
실제로 월드모델은 새로운 개념이 아니다. 머신러닝 분야에서는 이미 30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으며, Waymo, 바이두의 아폴로 고, Pony AI 같은 로보택시 업체들은 약 5년 전부터 이를 적용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대형 언어모델과 엔드투엔드 기술이 AI 응용의 상한선을 끌어올리면서, 월드모델에 대한 접근 방식이 더 많은 업체들에 의해 실천되고 있다.
화웨이와 샤오펑(XPeng) 등도 최근 상하이 모터쇼에서 관련 계획을 발표했으며, 각각 다른 응용 방향을 제시했다. Momenta는 직접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다음 세대 모델이 강화학습을 기반으로 구축될 것이라고 밝혔다.
월드모델은 바로 강화학습 기반의 패러다임으로, 이를 인간의 학습 방식에 비유하면 교사가 학생에게 직접 시연하지 않고 환경을 조성해 학생 스스로 탐색하도록 하는 것과 같다. AI 전문가 런사오칭(任少卿)은 더 직접적인 비유를 사용했는데, 우리가 교통 상황을 상상할 때 뇌가 다양한 시나리오를 추론한 후 결정을 내리는 것이 바로 월드모델의 작동 메커니즘과 원리라고 설명했다.
런사오칭은 딥러닝 알고리즘 ResNet의 공동 개발자 중 한 명으로, 딥러닝이 주도한 AI 부활 물결에 참여했다. 현재 니오 월드모델 NWM은 그의 최신 팀 프로젝트이기도 하다.
기존 고객 우선 정책과 향후 전망
주목할 만한 점은 최근 업계가 최신 시스템을 신차 출시와 함께 동기화하여 신차 판매에 도움을 주는 경향과 달리, 니오는 이번에 기존 고객들에게 먼저 새로운 시스템을 배포했다는 것이다. 이는 업계에서 보기 드문 고객 우선 정책으로 평가받고 있다.
신차 고객들도 기다릴 필요는 없다. 이미 발표된 신형 ‘5566’ 시리즈는 모두 니오 자체 개발 션지(神玑) 칩을 탑재하고 있어, 자사 하드웨어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소프트웨어 최적화를 통한 더 높은 체험 상한선을 제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니오 NWM 월드모델의 첫 번째 버전은 분명한 장점을 보여주지만 완벽하지는 않다. 니오의 월드모델을 비롯해 다른 업체의 자율주행 시스템 모두 여전히 보조 운전 수준이므로, 사용자들은 도로 상황을 주의 깊게 살피고 언제든 수동 제어로 전환할 준비를 해야 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