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에이전트 스타트업 마누스(Manus), 설립 4개월 만에 중국 철수, 싱가포르 중심 해외 진출 선언

2025년 07월 10일

마누스

중국에서 단 125일 만에 화제를 모았던 AI 에이전트 스타트업 마누스(Manus)가 중국 내 팀의 70%를 대규모 구조 조정하며 사실상 중국 시장에서 철수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올해 3월 하룻밤 사이에 전 세계적 관심을 받으며 급부상했던 마누스가 불과 4개월 만에 본격적인 해외 진출 전략으로 전환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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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누스, 중국 팀 70% 구조조정으로 사실상 중국 철수

7월 초 공개된 정보에 따르면, Manus는 중국 내 약 120명의 직원 중 핵심 연구개발팀 40명만 싱가포르로 이전하고, 나머지 80여 명의 비핵심 직원들을 정리 해고했다. 회사 측은 피해고자들에게 N+3 또는 2N의 우수한 보상 패키지를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Manus의 공동 창립자 겸 CEO인 샤오홍(肖弘)은 이와 관련해 “글로벌 시장에서 좋은 제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비즈니스 자체나 사용자 가치 자체가 아닌 많은 고민들이 있다”며 “중국 출신 창업자로서 새로운 환경에서도 글로벌 제품을 잘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다면 정말 좋을 것”이라고 밝혔다.

마누스 측은 공식적으로 “회사 자체의 경영 효율성을 고려해 일부 비즈니스 팀에 대한 조정을 결정했다”며 “회사는 계속해서 핵심 비즈니스 발전에 집중하고 전체적인 운영 효율성을 높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폭발적 성장세를 보인 125일간의 발자취

마누스가 이런 급격한 변화를 겪게 된 배경을 이해하려면 지난 125일간의 여정을 되돌아봐야 한다. 올해 3월 6일 새벽 갑작스럽게 출시된 마누스는 ‘전 세계 최초의 범용 AI 에이전트 제품’이라는 타이틀로 등장했다. 제품명은 라틴어 ‘Mens et Manus’에서 따온 것으로 ‘두뇌+손’을 의미하며, 독립적 사고와 작업 실행 능력을 강조했다.

출시 3일 만에 대기자 명단이 200만 명을 돌파했고, 공식 웹사이트는 트래픽 폭주로 다운되기까지 했다. 초청제 베타 테스트로 인해 초청 코드 하나가 시장에서 10만 위안(약 1,800만 원)까지 치솟는 현상이 벌어졌다.

3월에는 알리바바 통이치엔원(通义千问) 팀과의 협력을 발표하며 QwQ-32B 모델 접속을 통해 추론 비용을 절감했다. 당시 베타 테스트 사용자들의 일 평균 호출 비용은 이미 2달러 수준에 달했다.

4월 B라운드 펀딩으로 기업가치 5억 달러 달성

4월에는 더욱 중요한 이정표를 세웠다. 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마누스는 7,500만 달러(약 1,000억 원) 규모의 B라운드 펀딩을 완료했다. 이번 투자를 주도한 벤치마크(Benchmark)는 eBay, 트위터, 인스타그램, 우버, 스냅챗 등에 투자한 미국의 유명 벤처캐피털로, 2024년부터 AI 분야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

이로써 마누스의 기업가치는 이전 라운드 대비 5배 상승한 5억 달러(약 6,700억 원)에 달했다. 투자 자금은 주로 “미국, 일본, 중동 등 해외 시장 확장”에 사용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같은 달 마누스는 구글 드라이브와의 연동 기능을 추가해 사용자들이 파일 업로드 버튼을 클릭하면 바로 구글 드라이브에 연결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했다.

5월 전면 개방과 연이은 기능 확장

5월 12일, 마누스는 드디어 모든 사용자에게 서비스를 전면 개방했다. 신규 사용자에게는 1,000 크레딧을 보상으로 제공하고, 매일 300 크레딧을 무료로 지급했다. 개방 첫날 등록자 수가 100만 명을 돌파했다.

이어 5월 16일에는 이미지 생성 기능을 출시했다. 단순히 이미지를 생성하는 것 뿐만 아니라 사용자의 의도를 이해하고 해결 방안을 계획하며, 이미지 생성 도구와 기타 도구들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종합적인 AI 에이전트 이미지 생성 기능이었다.

5월 21일에는 마이크로소프트와의 협력도 발표했다. 마이크로소프트/Azure AI Foundry와의 협력을 통해 빠른 확장과 새로운 기업 애플리케이션 시나리오 발굴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6월부터 본격화된 해외 진출 신호

6월 들어서면서 마누스의 해외 진출 의도가 본격적으로 드러나기 시작했다. 6월 4일 유료 사용자를 대상으로 네이티브 AI 비디오 생성 서비스를 개방했고, 6월 8일에는 PPT 기능도 추가했다.

하지만 더 중요한 변화는 6월 13일 공식 웹사이트 블로그를 통해 공개된 싱가포르 채용 공고였다. AI 엔지니어,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소프트웨어 개발 매니저 등의 직책에 대해 월급 8,000달러부터 시작하는 조건으로 인재를 모집한다고 발표했다. 캘리포니아와 도쿄에도 사무소를 설치했다고 밝혔다.

결정적인 순간은 6월 18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Super AI 행사였다. 이 자리에서 마누스의 제품 파트너인 장타오(张涛)는 “회사 본부가 이미 싱가포르로 이전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치밀하게 준비된 글로벌 전략

사실 마누스의 해외 진출은 처음부터 계획된 것이었다. 마누스 제품 출시 이전인 2023년 8월, 모회사인 나비효과(蝴蝶效应)의 싱가포르 법인 Butterfly Effect Pte. Ltd.가 이미 설립됐고, 케이맨 제도에 등록된 모회사가 전액 출자하는 전형적인 해외 진출 구조를 갖추고 있었다.

더욱이 마누스가 처음 공개한 제품 홍보 영상은 처음부터 끝까지 영어로 제작됐다. 이는 나중에 수많은 AI 에이전트 제품들이 경쟁적으로 모방한 홍보 방식의 원형이 되기도 했다.

마누스가 중국 시장을 떠나는 이유는 명확하다. 우선 마누스가 개발한 범용 AI 에이전트는 표준화 된 도구 통합의 가능성을 검증했는데, MCP(Model Context Protocol)와 유사한 이념의 생태계가 해외에서 더 성숙하다. 모델의 API 접근성, 개발자 생태계, 기업 고객의 유료 서비스 이용 의향 등 모든 면에서 해외 시장이 현재 제품 형태에 더 적합하다.

중국 내 B2C 소프트웨어 시장의 한계

반면 중국 내 사용자들의 B2C 소프트웨어 유료 결제 습관은 여전히 약하다. AI 애플리케이션이라 하더라도 대부분 ‘체험 위주’에 그치며 사용자 점착도가 높지 않다. 퀀텀비트 스마트씽크탱크 통계에 따르면, 지난 6월 딥시크(DeepSeek)의 웹 기반 중국 내 총 방문량 시장 점유율도 39%로 지속 하락했다.

가장 유명하고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딥시크조차 이런 급격한 사용자 이탈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구독제 AI 제품이 안정적인 사용자층을 구축하기는 더욱 어렵다.

마누스는 현재도 중국 내 서비스를 유지하고 있으며 구독 서비스도 여전히 구매 가능하다. 다만 향후 자원과 주력을 해외로 전환한다는 점을 명확히 한 것이다. 이는 전형적인 중심 이동으로, 패배나 도주가 아닌 하나의 선택이라고 볼 수 있다.

장타오는 최근 “올바른 인센티브 함수를 선택하는 것이 함수 값 자체보다 더 중요하다”고 언급하며 이런 전략적 선택을 뒷받침했다.

결국 마누스는 중국 팀이 주도해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을 거둔 AI 에이전트 회사로서, 폭발적 인기를 끈 125일 후 다음 단계를 간접적으로 선언한 것이다: 비즈니스 중심과 핵심 인력, 회사 본부가 앞으로는 함께 ‘물리적으로’ 해외로 나간다는 것이다.

[참고 기사]
https://www.qbitai.com/2025/07/307468.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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