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로봇기업 유니트리(Unitree, 宇树科技)의 휴머노이드 로봇들이 가수 왕력홍(왕리홍)의 대형 콘서트 무대에 등장해 화제가 되고 있다. 해당 공연 영상은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의 주목을 받으며 “Impressive(굉장히 인상적이다)”라는 찬사를 받았고, 중국 내외에서 “휴머노이드 로봇이 이제 무대까지 진출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번 공연에는 총 6대의 유니트리 휴머노이드 로봇이 무대에 올랐다. 이들은 인간 댄서와 함께 정확하게 안무를 재현했으며, 특히 고난도 기술로 평가되는 ‘웨버스터 공중제비(Weberster flip)’ 동작까지 완수했다는 점이 주목된다. 영상에서는 로봇들이 안정적인 균형과 빠른 반응으로 공연을 소화하는 모습이 담겨 있어, 중국 로봇 기술의 현재 수준을 보여줬다는 평가가 많다.
유니트리는 원래 사족보행 로봇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기술력을 인정받아 왔는데, 최근에는 휴머노이드 분야로 확장하며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유니트리는 이미 두 차례 춘절 갈라쇼에 출연한 바 있다. 2021년 소의 해 갈라쇼에서는 ‘벤벤’이라는 이름의 로봇 소들이 춤을 추었고, 2024년 용의 해 갈라쇼에서는 꽃무늬 솜옷을 입고 손수건을 휘날리며 무대를 꾸몄다. 뿐만 아니라, 유니트리는 올해 8월 로봇 달리기 대회에서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그동안 중국 로봇들은 행사장에서 걸음마 수준의 퍼포먼스를 선보였지만, 이번처럼 실제 엔터테인먼트 무대에서 인간과 함께 고난도 동작을 수행한 사례는 드물다. 군무에서 섬세한 손수건 돌리기, 나아가 실제 사람들과 함께 무대에서 춤을 추고 심지어 공중제비까지 선보이는 등, 이러한 진화의 속도는 많은 네티즌들을 놀라게 했다.
로봇 기술과 문화 공연의 만남
유니트리 로봇은 무대 공연용으로 특화된 최신 모델을 사용했다. 이 로봇은 17개 이상의 자유도(freedom of motion) 를 갖추고 있으며, 고속 동적 균형 제어(dynamic balance control) 기능을 통해 빠른 움직임을 안정적으로 처리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제어 기술이 기존 스포츠 로봇이나 단순 프로모션용 로봇과 비교해 한 단계 진일보한 것이라고 설명한다.
유니트리의 CEO 왕싱싱(王兴兴)은 중국 흑룡강에서 열린 세계관광경제포럼(World Tourism Economy Forum)에서 “현재는 AI와 스마트 로봇의 새로운 시대가 시작된 시점”이라며 “이번 공연은 문화 및 관광 분야에서 로봇 기술이 실제 상업적 가치를 지니게 된 사례”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휴머노이드 로봇이 공연 뿐 아니라 다양한 문화·관광 시나리오에서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ChatGPT급 특이점은 아직 멀다
하지만 왕 CEO는 아직 갈 길이 남았다는 점도 솔직히 밝혔다. 그는 “현재는 로봇이 지시 된 안무를 잘 수행하지만, ChatGPT식의 창의적 대응 능력을 가진 진정한 AI 로봇으로서의 시점은 아직 하나의 임계점(critical point) 을 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왕 CEO에 따르면, 로봇이 낯선 환경에서 음성이나 텍스트 지시에 따라 80% 이상의 과업을 완수할 수 있는 능력이 확보되면 대규모 상용화가 가능해진다고 본다. 그는 이 같은 목표가 향후 약 2년 안에 실현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즉 현재 유니트리 로봇은 정해진 환경 내에서 안무를 정교하게 수행하는 수준에서는 뛰어난 성과를 보였지만, 실시간 언어 기반 작업 수행 능력과 같이 더 복잡한 인지·학습 능력에서는 아직 제한적이라는 것이다. 이는 전 세계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 커뮤니티가 공통으로 직면한 도전이기도 하다.
글로벌 로봇 경쟁 구도
최근 글로벌 기술 기업들도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테슬라는 옵티머스 프로젝트를 통해 휴머노이드 로봇을 개발 중이며, 테마파크 기업 디즈니도 공연용 로봇을 자체적으로 선보이며 엔터테인먼트 로봇 시장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유니트리 측은 디즈니 일부 로봇에 자사의 로터 모터 기술이 활용되고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기술 협력 가능성도 시사했다.
왕 CEO는 “로봇 기술은 단순히 기능적 성능을 넘어 문화·예술·관광 시장의 혁신을 촉진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왕력홍 콘서트 무대는 시작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이번 사례는 중국 로봇 기술이 단순한 산업용 자동화를 넘어 대중 문화와 공연 산업까지 결합하는 새로운 시도를 보여줬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앞으로 유니트리와 같은 로봇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어떤 퍼포먼스를 보여줄지 주목된다.